한살 한살 먹어가는 나이에 대해 별 감흥이 없어진지 오래. 그런데 이번 생일, 즉 태어난지 39해가 지난 어제를 기념해 남편이 사들고온 케이크와 39개의 빡빡한 초를 보고는차라리 40세 생일의 초 4개가 낫겠구나, 39개는 참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그 나이만큼 먹으면 정리될 줄 알았던 내 삶이 아직도 어지럽게 자리를 잡지 못해서 그런 기분이 드는가보다. 생일과 관련해,남편은 어김없이 선물과 케이크를 준비해줬다.이만하면 자상한 남편의 필수조건은 갖춘 셈. 그러나 충분조건은 될 수 없는 터...그 이유인 즉슨 준비한 선물을 꺼내고 난 깊은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왜냐면 2년 연속, 또한 생일과 생일 사이 선물할 법한 기념일들때마다남편은 똑같은 선물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의아해한다...
전반적으로 힘들다 새벽에 다온이가 또 한바탕 울었다.한 30분 가까이 울었나보다. 힘도 점점 세지면서 우는 강도가 정말 하드코어다.그냥 잠에 취해 칭얼거린다면 나도 잠을 설쳐 몽롱하기밖에 더하겠나. 하지만다온이는 정말 진이 빠지게 울고,뭐가 그리 분한지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아니 쿵쾅 발길질을 한다. 자기를 안고있는데도 안아라,밖에 나가라,의자에 앉혀라,일으켜라,물을 달라,물을 주면 손으로 치워버리고... 도저히 옆의 내가 장단을 맞출 도리가 없다.잘 자다가 갑자기 저러니까 성장통인가 싶다가도,정말 옆에서 보지 않는 한, 설마 그러겠어 싶을만큼심하게 울어제낀다. 엄마가 안아줄게, 괜찮아를 수십번 연발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등을 쓸어주고 꼭 안아주고 해도 가라앉지 않는 분노를 동반한 울음이다. 낮에 무슨 ..
최근에 논문을 퍼블리쉬한 옆자리 이박사에게 한턱 쏘라고 마련한 자리였지만내가 잽싸게 가로채어 점심을 샀다. 콩나물국밥 두 그릇. 나도 논문 출간하면 그때 밥한번 사라고 짐짓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그래도 속으론 과연 그런 날이 언제 오려나.... 내일은 컨퍼런스도 들어야하고 첫 랩미팅도 있는 날. 정치학에 랩미팅을 도입하려는 박교수님의 취지를 십분 살려드리려면 준비를 열심히 해가야한다. 떠다니는 아이디어를 잘 꿰어 가는 수밖에. 이렇게 지극히 사적인 얘기를 끄적이는 공간으로 쓰려했던 초심을 완벽히 실천한 첫번째 일상글. 블로그 이름을 아예 열공노트로 바꿀까보다.